엽편소설 <영웅>
영웅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냐 묻는다면,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. 저는 인간의 본성을 가라사대 선함이랴 생각하기에 그것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었다, 와 같은 말이겠지요. 제 이야기를 하자면, 저는 동경보다는 동질에 가깝게 느끼곤 했습니다. 스스로가 영웅이 될 재목이라 의심치 않았죠. 세상을 특별하게 바라볼 때가 가장 특별하다, 고 하던가요. 그 시절 저는 분명 빛났을 겁니다, 한순간이었지만. 한순간이었지만,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를 설명하려면 우선, 영웅을 동경하던 시절보다 조금 뒤를 살펴보아야 합니다. 시간이 조금 지난 뒤, 혹은 조금 자란 뒤, 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. 스스로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만큼 비참한 시간이 있을까요, 저는 너무도 비참한 인간이 되어버린..